
“8주기, 9주기 등 연속 OCTF*를 달성하고 나니 어느 순간 기록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혹시 제 실수로 기록이 깨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숫자보다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집중하자’라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 OCTF(One Cycle Trouble Free):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
기록의 무게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낀 한울제2발전소 운영부장의 이야기다. 17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거창한 구호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매 점검 순간, 매 교대 시간마다 ‘오늘만큼은 흔들림 없이’라는 다짐이 반복됐을 뿐이다.
AI와 데이터 산업이 급성장하는 시대에 전력은 멈출 수 없는 사회의 동력이므로 서버의 불빛이 꺼지지 않도록, 산업의 맥박이 이어지도록,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긴 시간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이 결정되는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뒤에는 수년간 반복된 훈련과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 있다.
한울3호기 연속운전 역시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무대에서 페이스를 잃지 않고, 부담을 이겨내 매 순간 자신의 역할에 집중해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다.
기록은 시상대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매일의 훈련이 체화된 산물이다.
1998년 가동을 시작한 한울3호기가 2008년 7월 25일부터 2026년 2월 13일까지 총 5,374일, 17년 6개월 동안 무정지 연속운전을 달성한 것은 대한민국 원전 운영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성과다.
지난달 신월성1호기는 8주기 연속 OCTF를 달성했다. 각 발전소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묵묵히 안전의 역사를 쌓아온 시간이다.
한울3호기의 11주기 연속 OCTF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마치 계주처럼, 한 명의 주자가 아니라 여러 주자가 바통을 이어 달릴 때 비로소 팀의 기록이 완성된다.
각 호기의 성과는 개별 기록으로 남지만, 그 모든 시간이 모여 한국수력원자력의 운영 역량을 증명하는 연대기가 된다.
서로 다른 현장에서 쌓아 올린 책임과 경험이 겹겹이 쌓여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17년 6개월 무정지 연속운전이라는 기록은 현장에서 매 순간의 선택과 집중이 만든 결과이며, 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안전이라는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순간에 집중하며 오늘도 한울3호기는 달린다. 어제처럼, 그리고 내일을 향해.
* OCTF(One Cycle Trouble Free):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
최선학 기자 kbnews70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