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청각, 휠체어에 의지한 지체장애인에서 발달장애인까지 특별한 안내자 없이는 공연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장애인들을 위해 진입장벽을 허문 베리어프리(Barrier-Free: 무장애) 공연이 영덕에서 열려 화제다.
영덕 영해면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지난 18일(목), 19일(금) 양일간 열린 ‘무장애 공연’의 제목은 코믹오페라 <버섯개떡>.
20세기 미국 작곡가 세이무어 바랍의‘La Pazza con Funghi(버섯 피자)’를 조선시대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김치대감, 꽃님아씨, 젊은 선비 겉절이, 하녀 순덕이 등장해 엎치락뒤치락 애정행각을 벌이는 내용이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주관, 예주문화예술회관 협력, 경상북도가 후원하는‘무장애 활성화 제작 공연 유통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영덕에서 처음 시도된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극장 안까지 휠체어 진입은 기본, 줄거리와 무대장치, 출연자와 전달 방식까지 한글 자막과 수어 통역, 음성 해설, 점자 리플릿으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모두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또 장시간 관람이 어려운 관객을 위해 자유로운 입·퇴장도 허용했다.
무대 위에는 네 명 주인공 뒤에 제3의 주역으로 대사와 행동을 몸짓으로 전달하는 수어 해설사를 배치해 집중도를 높였다.
이 모든 섬세한 장치로 인해 공연장을 찾은 영덕의 지체, 발달장애, 시각, 청각 장애인 5개 단체 200여 명은 웃고 박수치며 오페라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출연진 또한 소프라노 강수연·이혜린, 바리톤 나현규·서정혁, 테너 김은국·이상민, 메조소프라노 이지혜·남수지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동해 관객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공연은 안동·영덕·포항이 공동으로 준비한 협력형 콘텐츠로서 지역 문화계가 무장애 공연 문화를 선도하는 계기가 됐고, 더불어 최근 개정된‘문화예술진흥법 시행령’과도 맞물려 의미를 더했다.
최선학 기자 kbnews70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