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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백암산이 품은 최고의 힐링 휴양지‘신선계곡’

신선들이 노는 곳이라는 뜻으로 신선계곡으로 부른다

[울진]경북 울진군 남쪽, 백암산 자락 북동쪽 사면의 바위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좁고 긴 계곡인 신선계곡이 여름철 더위를 말끔히 씻어 낼만한 여행테마지로 각광받고 있다.


신선계곡은 백암온천이 솟는 백암산(1004m) 북동사면의 좁고 긴 형태의 골짜기로, 대부분이 암반으로 이뤄져 있고 그 사이에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비경을 빚어낸다.
산자락 깊숙이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흐르다 보니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아 신선들이나 노는 곳이라는 뜻으로 선시골, 신선골로 불리다가 몇 년 전부터 신선계곡이란 이름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다.
오랜 세월 험난함으로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던 신선계곡이 최근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계곡이 변한 것은 아니고, 계곡 속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가 개설되기 시작한 것이다.
걷기 어려운 바위절벽과 경사가 심한 산길을 따라서는 나무데크가 설치되고, 좁은 산길은 주변을 깎아 쉽게 통행할 수 있도록 넓혔다.
물웅덩이를 건너고 바위를 넘어야 하는 전문적인 계곡트레킹으로만 접근이 가능했던 신선계곡이 이제는 누구나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는 편안한 길로 바뀐 것이다.
아연광산 터를 물 건너로 바라보며 나무데크에 첫 발을 올리면서 신선계곡 탐방이 시작된다. 크고 작은 200여 개의 물웅덩이(소)와 폭포가 자리한 좁고 긴 계곡이라지만, 잘 닦여진 나무데크의 도움으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랜 세월 물살과 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진 매끄러운 암반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의 시원한 소리가 귓가를 쉼 없이 간질인다.
바닥을 이루는 커다란 바위에는 작은 돌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신생대에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다른 돌들과 섞여 형성된 화성암지대이기 때문이다.
나무로 된 탐방로는 복도처럼 긴 길로, 때로는 짧은 계단을 놓아 지형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깊은 계곡 속으로 인도한다. 산길을 걸어야 하지만 흙 길은 잠시뿐 이내 나무데크가 다시 나타난다.
계곡은 맑고 투명해 자갈과 작은 돌 위 물길을 쉼 없이 헤엄치는 쉬리, 버들치 등의 물고기가 보이기도 하고 초록빛의 낮은 웅덩이들이 이어지다가 검푸른 빛을 띄는 깊은 웅덩이가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계곡을 따라 바삐 흐르는 물소리와 가끔씩 소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만 가득할 뿐, 탐방로에는 인공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고요하고 한적한 시간이 있을 뿐이다.
계곡을 따라난 탐방로는 계곡과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지만 딱 한 곳을 제외하고는 직접 계곡과 마주할 수는 없다. 걷기 편해진 대신 계곡과 살을 부대낄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었다.
나무데크를 따라 조금 오르니 숫돌바위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병풍처럼 늘어선 암석 밑에 미끌미끌한 암반이 깔려 있는데 이 암반의 석질이 부드러워 낫이나 도끼 등을 갈기에 적합해 숫돌바위라 명명했다는 설명이다.
숫돌바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마을사람들이 벌목을 할 때 도끼를 간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탐방로에서는 거리가 멀어 자세히 살펴볼 수 없으니 그러려니 믿는 수밖에 없다.

 

 이 길로 좀 더 오르면 용소가 나온다. 예전에는 가뭄이 심할 때 돼지나 양의 머리를 잘라서 그 피를 소 주변에 뿌리면서 제사를 올려 비가 내리기를 빈 곳이라고 한다.
계곡 속으로 깊이 들어가다 보면‘참새 눈물나기’,‘다람쥐 한숨제기’같은 재미있는 이름들이 나온다. 참새 눈물나기는 지세가 가파르고 험준해 날아다니는 참새도 눈물을 흘리며 지나갈 정도로 힘든 곳이라는 뜻이다.
다람쥐 한숨제기는 암석이 수십층 층계를 이루고 있어 다람쥐도 한달음에 뛰어 오르지 못하고 숨을 돌려야 오를 수 있는 곳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선계곡을 잇는 나무다리 위에 올라 공중에서 아래 전경을 내려다보이는 용소의 위용을 눈에 담고, 가볍게 등반을 즐기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맑고 시원한 계곡물과 빼어난 풍광을 즐기며 트래킹할 수 있는 신선계곡을 찾아 떠나보자.


최선학 기자 kbnews70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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